유책배우자 문제를 찾아보다 보면 "우리 법원은 유책주의를 취한다", "파탄주의로 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같은 문장을 자주 만납니다. 기사와 안내 글마다 대법원 2013므568 판결이 등장하지만, 그 판결이 정확히 무엇을 말했고 무엇을 말하지 않았는지는 잘 드러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낱말의 뜻과 판결을 읽는 순서를 알고 나면 같은 글도 훨씬 정확하게 읽힙니다.
이 글은 두 낱말의 뜻을 먼저 정리하고, 사건번호와 전원합의체라는 형식을 풀어 본 다음, 판결을 주문과 다수의견, 반대의견 순서로 읽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두 낱말부터: 유책주의와 파탄주의
유책주의는 혼인을 깨뜨린 데 주된 책임이 있는 사람이 그 파탄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입장을 가리킵니다.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을 책임이 없거나 덜한 쪽으로 한정하는 사고방식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파탄주의는 혼인이 회복할 수 없을 만큼 깨졌다면, 그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와 관계없이 이혼을 허용하자는 입장입니다. 책임의 문제는 이혼 여부가 아니라 위자료나 재산 정리 같은 다른 단계에서 따지자는 생각이 바탕에 있습니다.
두 낱말은 법전에 적힌 용어가 아니라 이혼 제도를 설명하는 학문적·실무적 표현입니다. 민법 제840조는 재판상 이혼 사유를 여섯 가지로 정할 뿐, 어느 입장을 택한다고 적지 않았습니다. 어느 입장이 적용되는지는 판례가 제840조, 특히 제6호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사건번호와 전원합의체를 읽는 법
사건번호는 사건이 접수된 해, 사건의 종류를 나타내는 부호, 접수 순서에 따른 일련번호로 이루어집니다. 2013므568이라면 2013년에 접수된 사건이고, 대법원 예규가 정한 부호표에서 「므」는 가사상고사건을 뜻합니다. 같은 표에서 가사 1심 사건은 「드단」·「드합」, 가사 항소사건은 「르」로 적습니다.
전원합의체는 대법관 전원의 3분의 2 이상으로 구성되는 합의체로, 대법원장이 재판장이 됩니다(법원조직법 제7조 제1항). 대법원 사건은 대법관 3명 이상으로 구성된 부에서 먼저 심리할 수 있지만, 종전 대법원 판례의 해석을 바꿀 필요가 있는 경우 등에는 부에서 재판하지 못하고 전원합의체로 넘어갑니다. 2013므568 판결은 전원합의체에서 오랫동안 이어진 원칙을 다시 검토한 결과, 그 원칙을 바꾸지 않고 유지한 판결입니다.
주문 먼저: 상고기각이 뜻하는 것
판결문에서 가장 먼저 읽을 곳은 결론에 해당하는 주문입니다. 판결 소개 자료에 따르면 2013므568 사건의 주문은 상고기각이었습니다. 이혼을 청구한 쪽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 판단이 그대로 유지되었다는 뜻입니다.
이 점을 놓치면 "대법원이 책임 있는 쪽의 이혼을 허용했다"는 잘못된 요약이 생깁니다. 판결 이유에서 예외의 기준을 자세히 설명한 것과, 그 사건의 당사자가 예외에 해당한다고 본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주문을 먼저 확인하면 이유 부분을 읽을 때 무엇이 일반 법리이고 무엇이 그 사건의 결론인지 구분하기 쉬워집니다.
다수의견: 원칙을 유지한 이유와 열어 둔 예외
다수의견은 유책주의의 원칙을 그대로 두었습니다. 소개 자료를 보면 원칙을 지킨 근거로 책임 있는 배우자도 협의를 통해 이혼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는 점, 이혼 뒤 상대방의 생활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 한쪽이 상대를 내보내는 결과를 막아야 한다는 점 등을 들었습니다.
동시에 다수의견은 파탄의 책임이 더 이상 청구를 배척할 정도로 무겁다고 보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길을 열어 둘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예로는 상대방 역시 혼인을 지속할 생각이 없는 경우, 청구한 쪽의 보호와 배려가 상대방과 자녀에게 충분히 이루어져 책임이 상쇄될 정도에 이른 경우, 긴 세월이 흘러 누구 책임이 더 무거운지 가리는 일이 무의미해진 경우가 제시되었습니다. 예외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 함께 볼 사정들은 이혼 청구의 원칙과 예외를 다룬 문서에 항목별로 정리했습니다.
반대의견: 어디에서 갈라졌나
같은 판결에는 대법관 6명의 반대의견이 붙어 있습니다. 판결 소개 자료에 따르면 반대의견은 혼인이 회복할 수 없을 만큼 파탄되어 실체가 사라졌다면 제840조 제6호의 사유에 해당하고, 누구에게 주된 책임이 있는지는 이혼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없으며, 책임은 위자료와 재산분할에 반영해 상대방을 보호하면 된다는 취지였습니다. 파탄주의 쪽에 가까운 입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의견은 그 판결의 결론이 되지 못했으므로 법원이 따르는 기준은 다수의견입니다. 다만 반대의견을 함께 읽으면 다수의견이 왜 생활 보장과 자녀 보호를 그토록 강조했는지가 더 잘 보입니다. 생활법령정보가 정리한 예외 사례, 이를테면 양쪽 책임이 대등한 경우나 상대방이 반소로 이혼을 청구한 경우는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서 원문으로 확인할 수 있고, 쌍방 책임에 관한 설명은 양쪽 모두에 책임이 있는 경우를 다룬 문서에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반대의견이 6명이나 되면 앞으로 판례가 바뀌는 건가요?
A. 판례가 바뀔지는 앞으로의 판결에 달려 있어 미리 단정할 수 없습니다. 현재 법원이 따르는 기준은 다수의견이므로 그 원칙과 예외를 기준으로 사건을 검토하는 것이 맞습니다.
Q. 판결 요지만 읽어도 충분한가요?
A. 요지는 일반 법리를 짧게 정리한 것이어서 그 사건의 결론이나 반대의견은 담기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문과 이유를 함께 확인하면 법리와 결론을 섞어 읽는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정리
유책주의는 책임 있는 쪽의 이혼 청구를 막는 입장이고, 파탄주의는 파탄 자체를 기준으로 이혼을 허용하는 입장입니다. 2013므568 판결은 유책주의를 유지하면서 예외를 설명했고, 그 사건의 결론은 상고기각이었습니다. 유책배우자 문제의 다른 갈래는 안내 첫 화면에서 차례로 확인해 보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민법 제840조, 법원조직법 제7조 제1항(전원합의체),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주문 상고기각·다수의견 이유·반대의견 6인 요지 — 판결 소개 자료와 2차 출처 대조), 사건별 부호문자(대법원 재판예규 별표 — 므 가사상고·르 가사항소·드단/드합 가사1심, 2차 출처 대조), 사건번호 구성(법률신문 기사, 2차 출처 대조)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이혼 ›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2026-09-30 기준)·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